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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Coast Trail Backpacking | Santaego | San Diego Hiking Club, California Hikes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올라가는 1번 국도의 끝에는 높은 산들과 바다로 둘러싸여 사람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잊혀진 해안이 있습니다. 수천 년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다사자, 코끼리 물범 그리고 수달들이 터를 지키고 있는 마법 같은 장소, 그리고 모든 백패커들의 버킷 리스트에 적혀 있지만 쉽게 도전하기 힘든 이 Lost Coast Trail로 오늘 산타에고는 2박 3일 백패킹을 갑니다.


Lost Coast Trail은 샌디에고에서 750마일 정도의 거리에 자동차로 대략12시간 이상 걸리는 곳입니다. 이른 새벽 두대의 차에 나누어 탄 산타에고 회원님들은 마치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들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여유 있게 1번 국도 여행을 즐기며 목적지인 Black Sands Beach의 호텔에 저녁 늦게 도착하는 스케줄입니다. 덴마크를 작게 줄여놓은 듯한 도시인 Solvang에서 데니쉬 빵과 커피를 즐긴 뒤 Morro Bay에서 Morro Rock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1번 국도와 Bixby Creek Bridge를 통과하는 꿈결 같은 드라이브도 후, Monterey 피쉬 마켓에서 근사한 해산물 저녁을 즐겼습니다. 그렇게 저녁 늦게 도착한 호텔에서 일행은 내일 시작할 하이킹을 기대하며 여행의 첫날을 마감하였습니다.

이른 새벽 셔틀버스를 타고 두 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트레일의 시작 지점인 Mattole Beach Trailhead입니다. 장비를 점검한 후 출발한 Lost Coast Trail은 첫인상부터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운 캘리포니아 해변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끝없는 비치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그리고 굽이굽이 펼쳐져 있는 King Range Wildness의 산맥들이 앞으로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3일간의 여정을 설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등 뒤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견디며 푹푹 빠지는 모래 해변을 걸어 수십 개의 작은 하천들을 건너야 하지만 정작 일행을 긴장시키는 건 따로 있습니다. Impassable Zone이라고 불리는 이 구역은 총 3곳이며 각각 0.5마일, 4.1마일 그리고 4.7마일의 길이로 평상시에는 바다 밑에 잠겨 있다가 썰물이 지나가면 하루에 두 번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해수면의 높이가 3피트 이하일 때 횡단이 가능하며 물이 빠져 있는 시간이 두세 시간 정도로 짧기 때문에 정확한 일정은 필수입니다.


Mattole Beach부터 Sea Lion Gulch까지는 아름다운 해변길을 걷게 됩니다. 길은 큰 고저 없이 곧고 길게 뻗어 있으며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바람에 춤추는 갈댓길을 따라 걷게 됩니다. 가는 중간중간 코끼리 물범과 수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며 갈증이 날 때마다 Creek에서 흘러나오는 샘물로 목을 축였습니다. 그렇게 일행은 오후 1시 반쯤 Impassable Zone에 도착하였으며 이미 물이 많이 빠져 있어 바로 횡단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총 4.1마일의 구간이지만 바닥은 미끄러운 암석과 자갈들로 덥혀 있고 안전을 고려해 한발 한발 신중을 기해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오후 5시쯤 다들 무사히 오늘의 캠프 그라운드인 Spanish Creek campsite에 도착하였고 따뜻한 모닥불 주변에 모여 행복한 저녁을 즐겼습니다.

텐트 밖에서 들려오는 기분 좋은 파도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좀더 게으름을 피우고 싶지만 오늘 갈 길이 멀기에 서둘러 캠프를 정리합니다. 총 10.9마일을 가야 하는 오늘은 2시부터 썰물이 시작되며 Impassable Zone총 횡단 거리는 4.7마일입니다. 화창한 날씨와 함께 부드럽게 불어오는 해풍은 걷는 걸음 걸음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속을 걸어가는 듯 감동적입니다. 가끔 길이 폭우에 휩쓸려 끊어진 곳이 몇 곳 있었지만 함께 걸어가는 동료들과 힘을 합쳐 하나하나 헤쳐 나갔습니다. 2시쯤 도착한 Impassable Zone은 어제보다 좀 더 험하고 길었으며 방수 등산화와 발목 게이터 그리고 하이킹 폴에 의지해 조심조심 횡단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회원님들은 해질무렵 Gitchel Creek 캠프 그라운드에 도착했으며 바다 옆 백사장에 텐트와 캠프파이어를 셋업 하였습니다. 그리고 평생 기억에 남을 듯한 아름다운 선셋을 볼 수 있었고 그 뒤에 모습을 드러낸 하늘 가득 은하수를 배경으로 이틀째 백패킹이 끝이 났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 가볍게 아침과 캠프 정리를 끝내고 서둘러 길을 나섭니다. 곧 이곳을 떠난다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트레일을 느끼고 싶어 일분일초가 아쉽습니다. 넓고 곧은 모래사장을 따라가는 오늘의 코스는 길 앞뒤로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합니다. 해변에 가득 피어나는 물안개를 헤치며 걷고 있자니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기분이 몽롱합니다. 여기저기 선명한 곰 발자국을 따라가기도 하고 파도에 떠 밀려온 멍게와 조개들을 발견하며 걷다 보니 마치 바다에 놀러 온 아이처럼 즐겁습니다. 그러다 문뜩 해변 옆의 거대한 암석지대를 지날 때 작년 이곳에서 한 하이커가Sneaker Waves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는 가이드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눈부시도록 아름답지만 그와 함께 무자비하며 잔인한 대자연을 느끼며 다시 한번 존중하는 마음을 되새겨 봅니다. 점심 무렵 마침내 도착한 트레일의 끝인 Black Sands Beach에서 시원한 맥주와 버거를 즐기며 산타에고 회원님들은 서로 서로의 완주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이름처럼 세상에서 잊혀진 Lost Coast Trail이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장소: Mattole Trailhead, Lighthouse Rd, Petrolia, CA 95558

예상거리/시간/ 난이도: 25.3 마일 (9시간 +/-) / 1,578 ft / 어려움

Lost Coast Trail: Mattole to Black Sands Beach | AllTrai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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