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 캘리포니아에는 모든 하이커들이 전문 산악인이라는 명함을 따기 위해 반듯이 거쳐가야할 통과 의식같은 산이 있습니다. 매년 많은 캘리포니아 하이커들에게 도전의식을 불태우게 하는11,499 feet의 높이에 19.0mi 그리고 평균 14시간 정도의 산행 시간을 들여야 정복할수 있는 명산중에 명산 바로 San Gorgonio Peak입니다. 오늘 산타에고는 일박 이일간의 백패킹으로 이 산을 만나러 갑니다.
이른 아침 트레일헤드에 도착한 산타에고는 천천히 의복과 장비 그리고 이틀간 짊어지고 갈 배낭을 꼼꼼히 점검합니다. 아쉽지만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을 차에 두고 최종 배낭의 무게를 체크한 후 일행은 서서히 San Gorgonio 의 자연속으로 걸어들어갔습니다. 첫발 부터 코끝을 진동하는 진한 파인트리의 향기는 일행을 맘 가득 설레게 하였습니다.
오늘은 6000피트의 트레일 헤드에서 9300피트의 High Creek 캠프그라운드까지 3300피트를 오를 예정입니다. 캘리포니아 전역에 걸쳐서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있지만 트레일의 고도가 너무 높다보니 이틀내내 구름 위를 걷는 맑은 날씨를 볼수 있었습니다. 바람마져 잔잔한 오늘 산타에고는 한걸음 한걸음 San Gorgonio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몸도 마음도 힐링되는 즐거움을 만끽해 나갔습니다.
오후 늦게일행은 마침내 캠프그라운드에 도착할수 있었으며 이제는 제법 익숙한 솜씨로 캠프를 셋업해 나갔습니다. 근처에 위치한 시냇가에서 식수를 정수하고 아름다운 노을을 배경으로 저녁식사를 함께 합니다. 힘들게 가지고 올라온 음식들인 만큼 그 맛 또한 아주 특별하였고 별빛 아래에서 한잔씩이지만 소주와 위스키로 건배까지 하고 나니 이세상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곰통을 멀찍히 내나놓고 산타에고는 내일을 기약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밖에서 지저귀는 새소리에 잠이 깨어 눈을 비비고 나가본 하늘은 이미 붉게 밝아 오고 있었고 저멀리 아침 일찍 출발하는 다른 하이커들이 보입니다. 무거운 짐들을 텐트에 남겨둔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 일행은 어제보다 한걸음 더 San Gorgonio의 한 부분이 되어갔습니다.
어느덧 도착한 산마루에서 2018년 이곳을 휩쓸고간 Valley Fire 산불의 흔적을 볼수 있었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는 많은 부분이 불타 없어졌지만 숲의 구석구석에 새롭게 자라나고 있는 어른 수목들을 보고 있자니 자연의 생명력이 다시금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고산증에 시달리는 일행을 위해 비록 정상 근처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지난 이틀간 함께한 즐거운 추억만큼은 이세상 어디에서도 얻을수 없는 값진 경험임을 서로 느끼며 산타에고는 하산하였습니다. 항상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며 다들 건강히 다음 산행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장소 : 41900 Falls Rd, Forest Falls, CA 92339
예상거리/시간/ 난이도: 19.0 마일 (14시간 +/-) / 5,492 ft / 어려움
Vivian Creek Trail to San Gorgonio Peak | AllTrails
https://www.alltrails.com/trail/us/california/vivian-creek-trail-to-san-gorgonio-peak?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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