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뮤어는 미국 자연보호의 아버지라 불리며 현재의 요세미티, 세쿼이아 국립공원이 있을 수 있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그런 그가 San Jacinto Peak 정상에 올라 한말은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이 숭고하고 경이로운 경치보다 더 아름다운 곳은 이세상 어디를 가도 찾지 못 할 꺼야” 라고 말 했다고 합니다. 여름이 시작되는 오늘 산타에고는 San Jacinto Peak에 일박이일 백패킹을 갑니다.
아침 일찍 트레일 헤드에 모여 앞으로 이틀간 같이 할 크루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산행을 준비합니다. 백패킹 막 시작할 때와 비교해 장비들의 무게와 부피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어 이제는 제법 산행에 자신감이 붙습니다. 처음엔 남의 것인냥 낯설었던 배낭도 이제는 등에 착 달라붙어 어서 빨리 출발하자고 독촉하는 걸 보니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이곳 San Jacinto Peak은 10,834ft의 높이로 Mt Baldy, San Gorgonio Mountain과 함께 서든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명산중에 하나입니다. 서쪽의 Marion Mountain 또는 동쪽의 Sky line Trail을 통해 오를 수 있으며 특히 Palm Springs에 위치한 Tram을 타고 올라오는 방법도 있어 이곳을 찾는 하이커들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합니다. 이중에 오늘 산타에고가 오를 길은 서쪽의 Marion Mountain을 따라 걷는 코스이며 13.8마일에 대략 10시간 정도가 걸리는 일정입니다.
산행을 시작하자 마자 일행을 설레게 했던 것은 주변에 만개한 봄꽃들이 뿜어내는 숲 내음이었습니다. 비록 가파른 길을 따라 걷느라 땀이 계속 흐르지만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의 파인트리 향기를 즐기며 이 산에 머무는 일분 일초를 즐겨 나갔습니다. 특히 2마일 지점부터 시작되는 발 밑으로 펼쳐지는 파노라믹 뷰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지금 하늘위를 걷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이킹을 즐기다 도착한 정상 바로 아래의 Little Round Valley Campground는 생각보다 아늑하고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서둘러 캠프를 셋업하고 모든 짐을 내려놓은 뒤 가벼운 몸 가짐으로 다시 산 정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돌로 지어진 Stone Hut을 지나 거칠게 펼쳐져 있는 바위지역을 지나면 그토록 바라던 San Jacinto Paek 정상에 도착합니다. 비록 체력은 바닥나고 가벼운 고산증 증세까지 보이지만 이 모든 것들을 한방에 씻어주는 경이로운 풍경들을 바라보면서 존 뮤어가 말했던 그 감정을 같이 느껴봅니다. 한동안 멍하니 경치를 즐기다 문뜩 주위를 둘러보니 이런 아름다운 경험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동료들이 옆에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오늘의 산행을 마칩니다.
장소 : Marion Mountain Trailhead, Marion Mountain Campground Road
예상거리/시간/ 난이도: 13.8 마일 (9시간 +/-) / 4,589 ft / 어려움
Marion Mountain to San Jacinto Peak| AllTrails
https://www.alltrails.com/trail/us/california/marion-mountain-to-san-jacinto?u=i
이뻐요~~~ 풍경이 겁나 이뻐부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