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레일을 꼽아보라면 사람들은 입을 모아 JMT (John Muir Trail)과 PCT (Pacific Crest Trail)을 뽑을 것입니다. 특히 그중 존 뮤어 트레일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캐나다의 웨스트 코스트 트레일과 더불어 세계 3대 트레일 중 하나입니다. 오늘 산타에고는 그 두 가지 JMT와 PCT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Thousand Island Lake로 백패킹을 갑니다.
Thousand Island Lake로 가는 길은 몇 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곧고 쭉 뻗은 길로 이루어진 동쪽의 PCT 루트, 굽이굽이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도는 JMT 루트 그리고 가장 빠르고 쉽게 정상까지 갈수 있는 River Trail코스 등 각자의 취향과 스케줄에 맞게 코스를 선택해 걸을 수 있습니다. 오늘 산타에고가 갈 길은 정상까지 PCT를 통해 올라가고 내일은 JMT를 통해 내려오는 일정입니다.
새벽 일찍 샌디에고에서 출발한 일행은 6시간의 운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설렘 가득히 트레일 헤드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는 제법 준 산악인의 포스가 느껴질 만큼 다들 능숙하게 본인의 장비를 점검하고 익숙한 포즈로 길 위에 올라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80도의 온도에 시에라 네바다의 상쾌한 미풍까지 겹쳐 걸어가는 길이 상쾌하기 그지없습니다. 8300피트에서 시작하는 하이킹은 정상의 호수까지 만 피트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다들 꾸준히 수분을 섭취하며 고산증을 예방하였습니다.
그림처럼 보이는 Shadow Lake와 웅장히 떨어지는 폭포를 감상하며 PCT 길을 걸어갑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PCT 하이커들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이 코스의 매력입니다. 저 멀리 Banner Peak와 Mt Ritter 가 보이기 시작하며 일행은 출발한 지 6시간 만에 Thousand Island Lake에 도착할 수 있었고 저 멀리 노을을 배경으로 웅장히 펼쳐진 절경에 일행은 한동안 넋을 놓고 주변을 둘러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산지대의 산행에 지칠 대로 지친 온몸의 피로가 바로 한방에 날아가는 신기한 경험에 서로서로 웃음을 지으며 왜 사람들이 이곳에 그렇게 오고 싶어 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캠프 셋업 후 맛있는 저녁과 위스키 한잔 그리고 머리 위에 쏟아지는 별들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즐거운 대화로 이렇게 첫날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둘째 날은 그토록 기대하던 존 뮤어 트레일을 따라 아름다운 호수들을 구경하며 걸어가는 코스입니다. 전부 보석 이름으로 이름 지어진 Emerald Lake, Ruby Lake 그리고 Garnet Lake를 지나면 어제 스쳐 지나가며 보았던 Shadow Lake와 아름다운 폭포를 만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존 뮤어 트레일의 백미인 구간이며 걸어가는 한걸음 한 걸음이 감동의 연속에 이 길을 걸을 수 있는 오늘에 감사하였습니다. 특히 Garnet Lake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매력이 있으며 사진기에 그 아름다움을 다 담을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Garnet Lake 주변에 배낭을 내려놓고 보석같이 투명한 물에 발을 담근 채 마치 마법 같은 주변 경관을 둘러보고 있자니 몸도 마음도 정화되는 것 같습니다. 비록 2주 넘게 걸리는 존 뮤어 트레일을 다 걷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짧게라도 그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어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옆에서 같이 걸어주는 산타에고 회원분들 덕에 더욱 의미 있는 산행이었던거 같습니다. 이렇게 또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에 새기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장소: Pacific Crest Trail - Agnew Meadows Trailhead
Agnew Meadows Rd, California
예상거리/시간/ 난이도: 20.3 마일 (10시간 +/-) / 3,687 ft / 어려움
Shadow Creek, John Muir and Pacific Crest Trail Loop via Agnew Meadow| AllTrails
사진이 예술입니다. 포스팅 감사해요 !